만인에게 평등한 게 법이라고들 하는 데. 나는 물음표. 만인이지 못한 사람들에게 눈물을 흘려주었었던 나는 어쩐지 나는 만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느낌표. 슬프지만 사실. 갱생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손가락을 펼치고 있는 나이기에. 갱생한 척 연기는 할 수 있는 게 사람이란 걸 알기에. 범죄 속 인간은 상응하는 대가를 치룰 수 있는 상태를 가지고 있을 거기에.
안녕 시체들, 저자 스스로 책에 달아 놓은 헌사가 인상적인. 계간지에서 하나씩 찾아 볼 때와는 다른 눈길이. 여전히
이… 귀신은 언제나 곁에 있다는 내 지론이 빛을 발하는 기분들…
너를 찾고 싶었다. 내가 아닌 사람들에게서 놀아나는 너는, 나만의 너가 아니기에 온갖 짓을 난발하며 사람들을 꿰놓고 있었다. 너를 필요로할 때, 나는 너에게서 다른 사람과 나눠 쓸 수 없는 어떤 무언가를 찾고 싶었을까, 다른 사람들이 너에게서 발견하지 않은 나만의 너를 확인하고 싶었을까.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 너를 모르는 나를 바보라 손짓하지 않는다. 내게 있어 너는, 너뿐만이 아니다. 내게 있어 너는 하나 둘 세엣… 계속해서 생겨나고 계속해서 잊어버리고 계속해서 나를 바꾸어버린다. 연민 갖지 마라, 너는 자유다. 정보를 구하고 싶을 때 사전과 신문이 아니라 블로그 포스트를 찾으러 다니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개념어를 제외하고는 검색창에다가 찾고 싶은 무엇를 적고 블로그 내에서 찾기를 따로 설정하는 게 태반이다. 재미있는 건 블로거들의 포스트를 살펴보면 한결 같다는 거. 책, 영화, 드라마, 기사, 물품사용후기 등등 관통하는 무엇은 양산된 제품마냥 ±오차범위는 그리 크지 않다. 같은 세상을 보고 듣고 자란 사람들은 유기적으로 호흡하고 있는 거 같다.

어렵지만 좋은 책 읽어야 한다고 김화영 교수가 말했다. 부차적이고 부박한 내용만 넘쳐난다는 지적에 눈길이 간다. 소설 제목들을 보고 있자면, 울타리 안에서 거센 바람을 이겨낸 소설들도 보인다. 때때로 목록이라는 건, 두서 없는 바람에게 길을 내어주는 기분이다. 한 방향으로 휘몰수 없는 바람직함이 언제 어디서 파산할지 가늠할 수 있다면 좋겠다.
1 4 6 권의 소설

고지를 점령할 거 같은 데, 내게서 멀어져만 가는 목표가 있다. 내 심간에 농익어가는 나이테와 함께 추상이 되어버리는, 꿈. 내가 연기를 전공해서 잘 나가는 배우가 될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 한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보지 못했던 적이 있다. TV자체를 틀지 않았고 인터넷도 하지 않았던 때. 함께 연습하던 이들이 연기를 하는 모습, 단편영화제에서 연기로 상을 받는 모습,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다가 트로피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뒤꼍에서 삭히던 나는,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외워나가던 내 몸은… 열등감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아직 열이 식은 거 같지는 않지만… 이제는 그들을 볼 수 있다. 그들도, 힘든 시기를 견뎌나가고 있다는 생각은 내성이 강한 약이 되어버렸지만… 견고한 마음을 지니게 해주는 시간은 때때로 나를 흐리게도 해주니까. 호로비츠를 위하여 때문에 심장이 아파서 약을 찾을 정도로 가슴이 미어왔다. 지수에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동일시되어서 창피하기도 했다. 좋은 영화다. 갖고 싶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피워버린 아들과 엄마의 감정을 끝끝내 끊을 수밖에 없었던… 혼자가 되어버린 지수의 시선이 가닿는 경민의 물 컵과 작은 슬리퍼… 경민이 연주하던 곡을 몇 마디 치다가 울어버리는 감정들이… 성장한 경민의 연주회에서 다시 터지는 눈물들… 이 감정을 오래도록 지니고 있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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